내겐 앤서니 홉킨스의 한니발 렉터가 낯설지만 드라마 한니발에 멋지고 섹시한 마즈 미켈슨이 출연했다고 해서 궁금했다. 거의 10년전에 방영된 드라마라 보진 못했지만, 얼마전 왓챠에 전시즌 완전판이 나와서 즐거운 기분으로 시작했다.
예고편 & 등장인물
휴 댄시(FBI 특별수사관, 범죄심리분석관 윌 그레이엄 역)
마즈 미켈슨 (정신과 의사 한니발 렉터 역)
로렌스 피시번(FBI 행동과학부 국장 잭 크로퍼드 역), 캐롤린 다바나(정신의학교수, FBI 자문범죄심리분석관 앨라나 블룸 역)
헤띠엔 박(FBI 범행 현장 수사관 베벌리카츠 역), 라라 진초로스(범죄사건 전문기자 프레디 라운즈 역)
내용 & 리뷰 결말 스포 포함 (잔인함 주의!)
머리카락과 눈동자 색깔이 비슷하고 키와 몸무게가 거의 비슷한 젊은 여성 몇 명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FBI 행동과학국장 잭은 유능한 범죄심리분석관 윌 그레이엄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윌은 예전에 경찰관이었지만 정신적인 문제로 직장을 그만두고 FBI에 들어온 훈련생을 교육하는 일을 했다. 윌이 가진 정신적인 문제란 남들과는 다른 시각에서 범죄현장을 보고 범인 자신이 돼 사건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피해자를 어떤 순서로 어떻게 죽였는지를 알아내는 능력이었다. 상상력을 극대화하고 현실성을 가미해 살인범을 찾아내는 능력이었지만 끔찍한 살인이 벌어진 현장을 마주하면 마주칠수록 윌이 정서적으로 괴로워하기 때문에 그만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워낙 중대한 문제여서 좀처럼 범인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잭은 윌을 발견한 것이다. 윌은 범죄현장에 가야하기 위해 정신과 의사인 한니발 렉터를 소개하고 상담을 병행했다. 렉터 박사의 실체를 아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윌을 먹잇감처럼 넘겨준 것은 나중에 큰 재앙이 되어 되돌아온다.
젊은 여성들을 죽인 범인이 미네소타의 까치로 불리는 개럿 제이콥 홉스로 밝혀져 그를 잡기 위해 집으로 찾아왔지만 그의 아내는 이미 살해됐고 딸 아비게일은 인질로 잡혀 죽음을 맞았다. 그 상황에서 윌은 가렛에게 총을 10발이나 쏴 죽이게 되고, 그 후 그의 죽음을 짊어지게 된다. 아비게일은 다행히 살아남아 윌과 렉터 박사의 보호를 받으며 FBI가 주시하고 있다.아비게일의 아버지이자 연쇄살인범 개럿의 죽음이 윌에게 상당한 트라우마를 남기게 된 게 문제였다. 그가 죽은 뒤에도 사람을 죽이고 시신을 전시하는 범죄가 잇따른다. 그래서 윌은 그때마다 범인의 눈으로 사건을 재조명하지만 총에 맞아 죽은 개럿의 모습이 그를 따라다니며 괴롭히기 시작했다. 환영은 정신적인 문제의 촉매제가 되었고 그를 점점 더 심각한 지경에 빠뜨렸다.
윌과 애비게일 사이에서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던 렉터 박사는 이들을 지켜보며 가끔 살인을 저지르는 모습을 보였다. 렉터 박사의 타깃이 되는 사람들은 주로 그의 앞길을 막거나 실체를 의심하는 사람들이었고, 때로는 윌을 괴롭히는 사람들을 잔인하게 죽이기도 했다. 렉터 박사의 모습을 보고 등잔 밑이 어둡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연쇄 살인이 계속되면서 윌의 증상도 심각해졌다. 가장 큰 문제는 기억을 잊는 것이다. 수사와 관련된 일을 하다가 정신을 차려 보니 몇 시간이 지나 장소도 모르는 곳으로 이동해 있거나 자택에 돌아와 자고 있거나 렉터 박사를 찾아가기도 했다. 그런 일이 종종 벌어지면서 윌은 불안증을 갖게 되고 나중에 발견된 시신을 보면서 자신이 죽였는지 아닌지 혼란스러워진다. 윌을 현장에 보낸 잭 국장은 연쇄살인범 추적에 여념이 없었고 윌을 깊이 사랑했고 우려했던 알라나가 깨달았을 때는 이미 시간이 너무 많이 흐른 뒤였다.
결국 렉터 박사만이 윌의 증상을 간파했다. 그것은 렉터 박사에게는 호재나 다름없었다. 윌이 기억을 잃고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는 증거조작의 기회가 되었고, 그가 FBI로부터 정신이상 살인자로 의심받고 있다는 것도 렉터 박사에게는 누명을 씌울 수 있는 좋은 조건이었다.
결국 윌은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살인으로 인해 감옥에 갇히게 됐고 렉터 박사는 밖에서 여전히 자유로운 몸으로 전과 다름없는 생활을 계속하게 됐다. 윌이 뒤늦게 진실을 알았다고 해도 별로 중요시한 증거가 없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남들과는 다른 뛰어난 능력을 지녔지만 정서적으로 불안정했던 윌은 렉터 박사의 좋은 먹이가 됐다. 그런 윌을 불쌍히 여겨 친구라고 부른 렉터 박사는 아마도 그를 인간적으로 꽤 좋아했던 것 같다. 딸처럼 여기던 애비게일까지 죽인 렉터 박사가 윌을 충분히 죽일 수는 있었지만 죽이지 않고 이렇게라도 살려두었기 때문이다.
드라마 한니발은 레드 드래곤을 바탕으로 했지만 한니발 렉터가 등장하는 소설 중 유일하게 읽지 못한 책으로 무지하게 봐서 재미있었다. 렉터 박사가 연쇄 살인마이며 식인할 것을 알고 있어 놀라지 않았지만 막상 그 장면이 등장했을 때는 다소 거슬리긴 했다. 오히려 사람의 몸을 먹는 것보다 시신을 전시한 몇 차례의 장면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그 예술팀이 그 짓을 했을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해괴하고 대단하다고 느꼈다.
불쌍한 윌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렉터 박사는 다음 시즌에도 열심히 살인을 저지를지 궁금하다.
게다가. 마즈미켈슨의 한니발 렉터는 정말 대단해!!! 영화에서 항상 불쌍한 역할만 연기하는 마즈 미켈슨은 원래 이렇게 섹시하고 멋있어.그래서 소시오패스 연쇄 살인마 렉터 박사가 등장할 때마다 미소를 짓던 나.